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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3) 올레길 20코스 걷기_김영~하도(2018.03.31.)

by Alpha F. Kim 2021. 1. 16.

 새벽부터 부산하게 서둘러 출발했다. 버스를 화북초등학교 앞에서 201번으로 한번 갈아타고 07시 30분이 조금 못 되어 김녕 남흘리에 내렸다. 올레길 20코스 시작점인 김녕서포구로 한 5분 걸어가 07시 34분에 시작했다.

김녕 서포구 동네 골목을 돌아 나와 옛 등대를 지나나 왔다.

 ‘해녀는 잠녀라고 한다는 해녀를 설명하는 표지판을 뒤로하고 걸었다.

 잠시 후에 모래가 흰빛으로 빛나는 김녕 해수욕장이 나타났다. 눈부시게 흰모래가 무엇엔가 덮여있다. 자세히 보니, 해수욕장 비개장기간 동안 파도에 모래사장이 유실되지 않도록 덮어 놓은 것이 이었다. 안타가운 일이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둬야 되는 것이다. 그래야 훼손되더라도 자연의 복원력에 의해 다시 회복되는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인간이 잘 살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개발하고, 방파제를 쌓고 하지만은 그것이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회가 국제화되고 관광객이 늘어나 고면서 과도한 개발이 저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가 한다. 씁쓸한 마음이 든다.

해수욕장 풍경을 즐기면서 해변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멀리 풍력발전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성세기 태역길에 접어든다. ‘태역은 잔디의 제주 말이란다. 제주는 현무암과 그 자갈보다는 태역길이라니 잔디의 쿠션이 있는 잔디 길을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잔디 길은 짧았다. 억새나 잡풀에 잔디가 많이 손상된 것 같다. 태역 길 옆으로 해녀 불턱이 나타났다. 이런 불턱은 제주 해변 곳곳에 있다. 김녕해수욕장 전에 본 해녀를 설명한 표지판의 해녀, 그들이 물질하며 옷을 갈아입고, 불을 지펴 추위를 녹이는 곳, 불턱을 지나왔다.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 참 따스한 온기를 느꼈을 것 같다.

  거대한 풍력발전 프로펠러가 휙휙 돌아가는 단지를 지나 해변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안내 리본이 안 보인다. 인터넷에서 뽑아온 ‘20코스 안내도를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니 월정마을 안길로 들어가야 하는 데 그냥 해변 길로 걸어온 것 같다. 다행히 100여 m 오던 길을 되돌아오니, 다시 리본이 보인다. 아마 여기서부터 월정마을 안길 인가보다. 동네 안 길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돌담으로 구불구불 돌다가 나가고 또 돌아 들녘의 밭을 둘러싼 담을 지나났다. 제주는 모든 것이 현무암 돌로 쌓은 돌담으로 둘리어 바람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이런 밭을 둘러쌓고 있는 돌담을 밭담이라고 한다. 그럼 집을 둘러 싼 돌담은 집담(?)인가 하는 생각도 하며 걸었다. 이런 시골마을 골목은 어렸을 때 고향 마을을 생각나 향수에 젖게 한다. 비록 생김새는 다른 돌과 흙으로 싼 담으로 둘러싸인 집, 그리고 그 사이 골목들이 머리에 스친다. 다시 부드럽고 하야한 모래가 해변에 파도가 반짝이며 일렁이는 월정해변으로 나갔다.

 월정해변 지나, 1119분에 행원포구에 도착했다. 여기에는 광해군 기착비가 있었다. 한나라의 나라님의 운명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물론 정적들의 권력의 암투도 있겠만, 정적들에게 그런 빌미를 주지 않은 좋은 정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에도 정치인들은 많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여기서 대학생쯤 돼 보이는 젊은 남녀 커플이 스쳐 지나쳤다. 그 커플과 앞서 가다가 좌가연대에서 다시 만났다. 그 커플 사진을 찍어주고, 물어보니 직장인이란다. 사진 찍을 만한 특이한 풍경이 없고 평범한 들판 길이고, 젊은 사람을 배려하는 맘으로 데이트 방해를 할까 봐, 거름을 조금 빨리하여 젊은이들을 뒤로하고 왔다. 잡풀과 돌로 이루어진 들판이라는 뜻인 뱅듸길을 지나왔다. 아마도 뱅듸평지의 변형된 제주 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화해변을 지나니 드디어 20코스 종점인 제주해녀박물관에 도착했다. 12시 35분이다. 우선 올레 패스포트에 스탬프 찌고, 박물관 구경을 했다. 요금은 1,100. 해녀의 독특한 문화와 고달픈 생활을 실감하는 느낌이다. 참 억센 제주해녀의 생활이 이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한 집안의 가계를 책임지는 가장 노릇, 그리고 일제 치하에서는 항일 운동까지 실천하는 진정한 의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녀 박물관에 정자와 소나무 사이의 의자들 가운데 좀 깨끗하고 맘에 든 의자에 앉아, 가지고 온 약밥, 쑥빵,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새벽같이 내린 커피를 곁들여 먹으니,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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