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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4) 올레길 제21코스_하도~종달(2018.03.31.오후)

by Alpha F. Kim 2021. 1. 20.

1333분에 해녀박물관을 뒤로하고, 올레길 21코스를 출발했다. 두 젊은이 커플을 또 만났다.

낮물밭길, 우도에 접근하는 왜구를 막기 위해 야트막한 성벽을 설치한 별방진, 영등할망에게 제를 올렸다는 각시당을 지나왔다. 갯바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고 있다. 해초를 채취하는 모양이다. 일부는 가마니에 채취한 것을 담아 트럭에 싣고 나오는 분들이 있어 불어보니, 톳을 채취한단다. 어촌계에서 마을 공동 작업을 한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문주란의 고향 토끼섬 조금 못 미쳐, 이게 웬 말(?) ! 구제역으로 길을 막아 놨다. 이제 까지 온 거리가 21코스의 반을 조금 못 미쳐 우회하란다. 저기 보이는 봉우리가 지미봉인데요. 여기서 쭉욱 가시면 4차선도로가 나오는데요. 거기서 성산방향으로 가시면 지미봉올라가는 길이 보여요. 그렇게 지미봉을 올라가 나머지 올레길을 걸으세요.” 착한 민초가 어찌하랴 군말 없이 그의 말대로 4차선 도로를 만날 때 까지 걷고 또 걸었다. 아무리 걸어도 지미봉오르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입에서 육두문자가 맴돈다. 한참 가다가 종달리, 해안도로라는 표지판이 보여 그 길로 좌회전해서 또 한참 걸어갔더니, 지미봉 출구가 나왔다. 그때가 14시 조금 넘은 시간이다. 지미봉 서쪽으로 올라가 동쪽으로 통과해서 가는 21코스 종점인 종달바당으로 가야하는데 지미봉 반대편으로 온 것이다. 21코스에서 토끼섬, 하도해수욕장을 몽땅 잃어버렸다. 지미봉은 포기 못하지, 정상이라도 올라갔다 되돌아 와야지! 거꾸로 지미봉 동쪽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정상에 거의 올라가니, 지미봉을 넘어오는 젊은 커플을 또 만났다. 흰 비닐봉지를 신고 있었다. 그들이 더 놀란 눈으로 왜 이쪽에서 올라오세요?” 되레 묻는다. 그들에게는 비닐봉지를 신발에 덧 신겨 통과시켜 주더란다. 이게 웬 말이니! 화가 치민다. 우리나라의 병팬가 민초가 군말 없이 따르면, 항상 손해보는 사회 ! 몇 년 전 대형여객선 침몰, 선실에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들은 착한 애들은 모두 수장시킨 세월호 사건이 생각나서, 마음이 진짜로 착찹하다.

지미봉은 제주도의 동쪽 땅 끝, 제주도 꼬리라고 지미봉(지미오름)이라고 한단다(머리는 서쪽 끝인 한경면 두모리란다.)

지미봉에 올라오니 사방이 확 트여 우도, 성산 일출봉이 있는 아름다운 제주의 동쪽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쪽으로 이름을 모르는 많은 오름들이 펼쳐져 보인다. 땀에 젖은 얼굴로 사진 몇 컷을 찍고 내려왔다. 우도와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1km 넘는 종달해변가, 물빠진 드넓은 해변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채취하고 잡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걸어 종점인 종달바당에 도착했다. 그 시간이 오후 520분이였다. 나보다 먼저 도착한 친구 사인인 듯 한 두 분이 스탬프를 찍고 있었다.

 

그분들은 오늘 올레길 21코스를 마지막으로 제주 올레코스를 완주했다고 한다. 청주가 집인데 한 달 전에 와서 제주에 숙소를 정하고 추자도, 우도, 가파도의 주변섬 코스까지 총 26개코스를 오늘로 완주했다고 한다. 내일 마무리하고 월요일에 집으로 간다고 한다. 멋져 보인다. 그들과 동행해서 시흥리사무소정류장에서 제주 오는 201번 버스를 타고 숙소에오니 저녁 7시가 조금 넘었다. 온몸에 기분 좋은 피로가 조금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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