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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9) 올레길 5코스 걷기_남원~쇠소깍(2018.04.15.오전)

by Alpha F. Kim 2021. 1. 30.

  이번 주는 일요일 하루만 두 코스를 걷기로 계획을 세웠다. 토요일(14일)에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숙소에서 방콕하고 티비를 벗 삼아 휴식하기로 했다. 15일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05시30분이 있었다. 항상 반복되는 일이 지만 지난 밤은 웬일인지 평소보다 몇 번 더 깼다 잠든 것 같다.

서둘러 커피를 내리고, 점심 겸 간식용 빵 두 개, 삶은 달걀 두 개, 그리고 폰 충전용 배터리 등으로 가방을 준비하였다. 평소 아침을 대신하는 데운 우유에 서리태 가루를 세 큰 술 타고, 꿀로 적당히 가미하여 마셨다. 06시30분 조금 지나 출발했다. 지난주에 제주 남원포구에서 돌아와 내렸던, 천수동 정류장으로 서둘러 나왔다. 나가자 마지 다행히 버스가 와서 바로 탈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제주에는 버스가 좀 간격이 넓은 감이 들었는데 무척 다행이다. 6시 50분이 조금 지난 시간에 버스를 탔다. 남원포구에는 한 시간 정도 걸려 내렸다. 5코스 시작하는 남원포구에서 7시 50분경에 출발하였다. 포구를 돌아 한 20여분 가까이 걷다보니 큰엉이 나타났다. 입구 표지판에 큰엉은 해안에 깎아지른 15~20m 높이의 기암절벽이 성을 두른 듯 있고 중앙에 큰 바위동굴이 있다고 한다. ‘엉’은 바다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그늘(언덕)’을 일컫는 말이란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쓰던 ‘어덩’ 혹은 ‘어덩떡’ 이란 말이 떠오른다. 이 말들도 어떤 절벽을 두고 하던 말 같다. 혹 이들의 어원의 뿌리가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무가 하늘을 덮은 숲은 요리 조리 흐르는 오솔길은 세파로 끓어오르고 풀어 흐트러진 가슴을 을 침전시켜 안정시킨다. 또한, 헝클어지고 복잡하게 뒤엉킨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돈해준다. 간간히 낭떠러지 위로 얼굴을 내민 바다는 파도로 말을 걸어오며 절경을 자랑한다. 한 30여분 걸으니, 오솔길이 하늘을 배경으로 수풀이 한반도 모습을 연출하며 큰엉의 숲길이 끝났다. 나오니 바다와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바닷가에 낚시꾼과 무언가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사진 찍는 모습을 지나왔다. 여기가 꽤 이름난 곳임을 실감했다. 용암에서 흘러나온 울퉁불퉁한 현무암과 군데군데 현무암 크고 작은 자갈로 이루어진 해안을 조금 지나니, 짧지만 대나무 숲이 나왔다.

 

제주에서 해변에 대나무 숲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잠시 후 마을로 들어서니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솟아있다. 마을의 울타리로, 감귤 밭 울타리로 심어진 동백나무인 것 같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 이다. 동백나무 군락지를 만등 한 여인의 사연을 새기며 다시 한 번 동백나무를 올려다봤다. 빨간 동백꽃이 수줍은 듯 아름답다. 위미 동백군락지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은 시간이 09시반경 이였다. 조배머들코지의 기암괴석과 슬픈 이무기의 죽음을 생각하며 해안을 따라 걸었다. 넙빌레, 예망촌을 지나온 후 해안을 벗어났다. 위미리를 지나며, 제주에와서 말로만 듣던 ‘괸당문화’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있는 안내판을 보았다. 타지인이 제주에 와서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이야기 할 때 많이 듣는 이야기다. 시골마을 어디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도 되지만, 유득히 제주가 더 심하다고 한다. 고립된 섬 고유의 특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올레 리본이 안보인다. 올레길을 벗어나 길을 잃은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2~300m 족히 넘는 거리에 리본이 없었다. 오던 길을 다시 되돌아 와 봐도 리본이 끊긴 곳에서 다른 길이 없다. 이리 저리 두리번거리고 있는 데 지프차 하나가 옆에 길옆에 세우길 레 얼른 길을 물었다. 쭉 올라 가보란다. 내가 갔던 길이다. 다시 가던 길로 가니 내가 되돌아왔던 지점에서 4~50m 더 가니 좌측으로 리본이 나온다. 작은 숲길을 조금 가니 반대편에서 올레 꾼이 온다. 중간에 리본이 2~3개만 더 달아놔도 족히 될 거리다. 아쉬움이 크다. 조금 더 가니 마을이 나오고, 마을길을 지나니 5코스 종점인 쇠소

깍 다리가 나타났다. 그 시각이 정오를 바로 넘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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